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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나눔

390201

2018-04-23 17:22:46
한성국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스위프트(2008) <걸리버 여행기> 박용수 문예출판사 
 
 
어릴 때 동화처럼 읽지만 사실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걸리버가 소인국 대인국 등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면서 – 사실은 추방 난파 납치로 인해 – 그 나라들의 여러 풍습과 삶의 모습을 말한다. 내겐 당시 영국문명에 비판으로 읽힌다. 재밌고 유익한 내용들이 많다.
 
몇 곳을 소개한다.
 
 
 
 
그 나라(소인국) 사람들은 도적질보다 사기 행위를 더 큰 범죄로 간주하며 따라서 그런 행위는 거의 항상 사형으로 처벌된다. 왜냐하면 보통의 지능을 가진 사람은 조심하고 경계하면 자기 재산을 도적에게서 지킬 수 있지만 정직한 사람은 교활한 사람에게 당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사고팔고 하는 행위와 신용 거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 사기가 난무하고 또 그것을 처벌하는 법이 약하다면 정직한 거래인들은 항상 당하고 악질들만 득을 보게 된다는 거다. 한 번은 내가 자기 주인에게서 큰 돈을 사취한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 편을 들면서 황제에게 중재를 하려 했던 경우가 있었다. 범인은 그 돈을 환어음으로 받아가지고 도망 가버렸다. 나는 그 범인의 죄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그것이 신용을 어긴 것에 불과한 게 아니냐고 황제에게 말했다. 황제는 나의 변호가 오히려 그 사람의 죄를 악화시킬 뿐이며 나의 생각이 어이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나라마다 관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마음속 필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상과 벌은 사회가 유지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요소라고 우리는 흔히 말하는데, 나는 그것이 릴리푸트에서처럼 철저히 지켜지는 예를 보지 못했다. 그 나라의 주민이 그 나라 법을 73개월 동안 엄격히 지키면 누구나 그의 신분이나 생활 정도에 따라서 일정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으며 그에 합당하는 액수의 돈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 돈은 그런 목적으로 배당된 기금으로 운영된다. 또한 그 사람은 '스닐팔' 또는 '레갈'이라는 호칭을 부여받고 그의 이름 뒤에 따라 다닌다(68). 그런데 자손까지 그 호칭이 따라다니지는 않는다. 내가 나의 조국인 영국에서는 상에 대한 규정은 없고 단지 벌에 의해서만 운영된다고 했더니 그것은 영국의 정책상에서 아주 큰 결함이라고 그 사람들은 얘기했다. 그들의 법원 앞에 선 정의의 여신상에는 눈이 앞으로 둘, 뒤로 둘, 그리고 양옆으로 하나씩 여섯 개가 달려서 국민에게 법을 조심하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황금 주머니를 들었고 왼손에는 칼을 들어서 법의 여신이 벌주기보다는 상주기에 더 치중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들은 모든 직업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능력보다는 도덕성에 더 중점을 둔다. 왜냐하면 그들은 보통의 능력을 갖고 있는 모든 인간은 각자에게 맞는 자리가 반드시 있다고 믿으며 몇 사람의 천재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은 별로 없다고 믿는 거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정의 , 절제 등의 덕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러한 미덕을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전문적인 수련이 필요한 분야를 제외하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들은 믿는다. 그렇지만 그러한 정신적인 도덕성이 결핍된 사람은 아무리 훌륭한 재능을 천부적으로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덕망의 부족을 메울 수가 없으며 그런 사람들에게 공직을 부여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덕을 갖춘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는 부정행위를 하는 데 뛰어난 사람이 저지르는 행위보다 그 해로움이 적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스위프트,2008:68-69)
 
 
(거인국) 왕은 또한 영국인이 사회에 대해서 반대되는 사상을 갖고 있을 때 그것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기 혼자서만 그것을 간직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어떤 정부라고 할지라도 어느 개인의 사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은 독재라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 방에 독약을 보관하는 것은 자유고 다만 그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심제라고 팔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영국의 귀족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의 오락에 대해서 설명할 때 도박도 그중 하나라고 말해주었는데, 왕은 이것에 관해서도 질문했다. 그러한 사람들이 언제부터 도박을 시작하고 언제 그만두게 되는지 물었다. 도박을 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낭비하는지, 도박으로 파산하는 일은 없는지, 못된 인간들이 도박술로 큰 재산을 모아서는 귀족들조차도 부하로 삼고서 사악한 도박꾼으로 만들고 결국은 그 귀족들이 심신을 단련하는 일은 완전히 접어버리고 도박 기술을 배워서 다른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는 일은 없는지 알고 싶어했다.
내가 영국에서 과거 백 년 동안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왕은 크게 놀랐고, 그것이 음모, 반역 , 학살, 혁명 , 추방 등의 연속이며 위선, 배신, 탐욕, 당쟁 , 증오, 질투 등으로 얼룩진 것이라고 논평해주었다.
왕을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내가 여태껏 말해왔던 것에 대해서 요약하고 자기가 나에게 했던 질문과 나의 답변을 비교 분석해보았다. 그러고 나서 나를 자기 손에 올려놓고는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이 런 말을 했다.
"나의 조그만 친구여, 자네는 자네 조국에 대해서 칭찬을 했네. 고관이 될 조건은 사악한 마음씨라는 점을 입증해주었네 . 법을 악용하는 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재판관이 된다는 사실도 입증해 주었네(167). 자네 나라에서는 어떤 제도가 시작은 훌륭했지만 결국에는 부패로 인해서 빛이 바랜 걸로 보이네. 자네가 말한 것으로 볼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지위를 얻는 데는 그 방면의 학식으로 얻는 것 같지도 않고, 귀족들은 훌륭한 인격 덕분에 귀족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성직자들은 신앙심이나 학식으로 인해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군인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재판관은 훌륭한 판결을 했다고 승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의회의 의원들은 애국심으로써 그 자리로 올라가는 것 같지도 않네. 자네는 여러 해 동안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보냈으니 자네 나라의 악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네. 내가 자네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한 바로는, 자네 나라의 인간들은 자연이 이제껏 이 지구상에서 기어 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 벌레들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벌레들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네."(168)(스위프트,2008:167-168)
 
 
 
그것은 사실 편협한 사고의 결과였다. 온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자질을 갖추고 있고 심오한 학식과 지혜를 갖추었으며 뛰어난 통치력으로 모든 국민의 추앙을 받는 군주가 유럽인들은 전혀 갖지 못할 사소한 우려로 인해서 그 나라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전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왕의 미덕을 격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영국인의 눈으로는 그의 인품이 별 볼 일 없어 보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나는 안다. 그렇지만 왕의 그러한 결함은 무지에서 생겨난 것이고, 유럽의 여러 나라와는 달리 그 나라에서는 정치를 학문으로 완성시켜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171) 지금도 기억하는데 , 어느 날 왕과 대화하는 도중에 우리 영국에는 정치에 관해서 쓴 책이 몇 천 권이나 있다고 말했더니 그 왕은 영국 사람들이 머리가 아주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정치에서의 음모나 술수에 관해서 자기는 그런 것들을 멸시하고 증오한다고 했다. 그 왕은 통치에 관한 지식을 아주 좁은 범위 , 즉 상식이나 이성 , 정의나 관용, 재판의 신속한 판결 등에 국한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하나의 보리 이삭이 자라던 땅에 보리이삭 두 개가 자라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한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사람이 모든 정치꾼들을 합한 사람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며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 나라의 학문은 아주 불완전한 것으로, 윤리와 역사, 시문학, 수학으로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그런 분야에서는 그들이 아주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해야겠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언급한 수학은 오직생활에 필요한 경우, 즉 농업이나 기계 기술의 발전에만 이용되었다. 그러니 유럽인들에게는 그것이 보잘것없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어떤 추상적 관념이라든가 초월적인 존재 같은 것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납득시킬 수가 없었다.
그 나라의 알파벳은 22개로 이루어졌는데 그 나라의 모든 법조문이 22개의 단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실지로 긴 법조문은 거의 없었다. 모두 간단한 말로 표기되었는데, 그들은 법조문에 대해서 한 가지 이상의 해석을 붙일 만큼 명석한 두뇌도 갖지 못했다. 사실 어떤 법조문에 상상적인 해설을 덧붙인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재판의 판결에 있어서 어떤 특이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그 방면에서 그들의 재주를 보일 여지가 거의 없었다.(172)(스위프트,2008:170-172)
 
 
라퓨타 날아다니는섬 천공도시 과잉사색 잠김 때리기꾼 고용 걱정거리 염려 걸리버
의자에서 내리자마자 인간처럼 보이는 일단의 무리에 둘러싸였다. 나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신분이 높은 것 같았다. 그들은 아주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 역시 그들 못지않게 놀랐다. 생김새나 의복에서 여태까지 그렇게 이상하게 생긴 종족을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개를 모두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리고 있었고 한쪽 눈은 위쪽으로 올라가 있었으며 다른 쪽 눈은 속으로 푹 들어가 있었다. 의복은 태양과 달과 별의 모양이 장식되었으며 그 사이사이로 바이올린, 플루트, 하프, 트럼펫, 기타, 그리고 그 외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상한 악기의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곳저곳에 하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람을 불어넣은 공기 주머니 같은 것이 한쪽 끝에 달린 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사실 그 주머니 속에는 완두콩이나 작은 돌멩이가 들어 있었다. 그 막대 주머니로 그들은 이따금씩 옆 사람의 입이나 귀를 쳐댔다. 왜 그렇게 하는지 그때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들이 너무나 깊은 생각에 잠겨 있기 때문에 말하는 기관인 입이나 듣는 기관인 귀를 누가 쳐 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기 때문이었다(201). 그렇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들은 '때리기꾼'을 고용하여 외출할 때나 누구를 방문할 때는 항상 그를 데리고 다녔다. 그 '때리기꾼'이 하는 일이란, 둘 이상의 사람이 모였을 때, 말을 해야 할 사람의 입을 막대 주머니로 살짝 쳐주고 또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의 오른쪽 귀를 쳐주는 것이다. 또 그 때리기꾼은 주인이 외출할 때 항상 따라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주인의 눈을 살짝 쳐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주인이 너무 생각에 잠겨 있어서 길을 가다가 넘어지거나 기둥에 머리를 박거나 길을 걸을 때 다른 사람과 부딪치거나 하수도에 빠지거나 하는 위험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스위프트,2008: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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